대북제재로 더 과감해지는 北 해킹…美 “전세계가 해킹 표적”
입력 : 2018.02.21 14:54
북한의 해킹 그룹은 그동안 주로 한국을 상대로 정보를 빼내고 사이버 공격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최근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강력한 위협을 가할 존재로 진화했다는 게 파이어아이가 이번 보고서에서 강조한 대목이다.
파이어아이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해킹 집단 ‘APT37’의 활동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APT37’는 지난 해 5월 전세계 네트워크를 마비시킨 워너크라이(Wannacry)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다른 북한 해킹조직과 달리 외부 노출을 최대한 피하며 북한 정부의 임무를 수행하는 게 특징이다.
파이어아이가 ‘APT37’의 해킹 활동에 주목하는 것은 이들의 간첩 활동이 ‘심각한 위협’이 될 만큼 해킹 기술이 정교해지고 활발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APT37은 북한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며 북한 정부의 지시에 따라 활동 중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악성 프로그램은 매우 정교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네트워크에서도 문서를 훔쳐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어아이가 분석한 APT37의 특징을 정리했다.
① 日 정부기관 대북 제재 정보도 노렸다
그동안 북한의 주요 해킹 표적은 국내 정부기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PT37 역시 2014년부터 지난해 초까지는 주로 한국 내 정부 기관, 방위산업업체, 언론기관, 인권단체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과 해킹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 강화로 인해 최근엔 해킹 공격 대상이 대폭 넓어지고 있다는 게 파이어아이의 분석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불법 활동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엔 UN 제재를 다루는 일본의 기관과 단체에서 기밀 정보를 빼오거나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된 국내외 언론인도 공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어아이는 “북한에 군사·전략·경제 이익을 가져다줄 정보를 은밀하게 빼오는 게 이 조직의 주요 목표”라고 분석했다.
② 항공·통신·금융·자동차·헬스케어 등 산업 정보도 타깃
파이어아이는 북한 해킹 그룹이 정부 기관뿐 아니라 항공, 자동차, 금융, 군수 등 산업 정보도 집중적으로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LG, 현대,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해외 기업도 주요 해킹 표적이었다.
③ 남북통일 주제 행사 안내문을 미끼로 활용
파고들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APT37은 이메일 해킹 활동 초반엔 주로 다음 한메일의 이메일 주소인 @hanmail.net과 비슷한 @hmamail.com을 이메일 주소로 썼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5년 중반 무렵부터는 @yandex.com, @india.com 등의 메일 주소로 바꿨다가 최근엔 여러 변형 형태의 이메일 주소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1/2018022101875.html